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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호수 위의 온화한 거인 [ Zaishui Art Museum - junya ishigami + associates ]

건축이라는 작은 괴물로서 중국이라는 거대한 환경과 어떤 동등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가장 작은 주거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어떤 방어적 성격을 띠는 듯하다. 어쩔 수 없는 단절, 환경으로부터의 강제적 분리, 닫아버리려는 충동 같은 것이 감돈다. 마치 끝없이 펼쳐진 환경 속에 홀로 떨어져 고립된 듯, 중국의 건축에는 쓸쓸함이 배어 있다. 이런 인상은 도시에서도, 시가지에서 벗어난 환경에서도 공통적으로 느껴진다. 따라서 건축과 주변 환경 사이에 우호적인 연결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명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라는 맥락에서는 그것이 무척 까다로운 과제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중국이라는 맥락 속에서, 환경과 건축을 어떻게 동등하게 대할 것인가? 어떻게 양자를 최대한 가깝게 만들고,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자연을 인간에게 가장 부드러운 존재로 다가오게 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본 프로젝트의 주제이다.

이 프로젝트는 산둥성 르자오시에 조성되는 새로운 개발지구 내의 복합 시설로, 전시 공간·방문자 센터·쇼핑센터의 역할을 겸한다. 현재 전시 공간에는 초콜릿과 관련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지만, 향후 전시 내용은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대지는 개발지구 입구 근처의 인공호수에 위치하며, 방문객은 새 개발지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반드시 이 건물을 거치게 된다. 연면적은 약 20,000㎡이다.

건축과 환경은 조용히 확장되며, 건물은 호수 표면을 스치듯 따라가며 약 1km에 걸쳐 이어진다. 이는 호수의 길이와 거의 같다. 호수의 평평한 수면은 건축 내부로 끌려와, 마치 그 위에서 미끄러지는 듯한 감각을 주는 새로운 대지로 변한다. 인간이 걸을 수 없는 호수 위에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늘어선 기둥들은 물 위에 서 있고, 그 위에 띠 모양의 지붕이 떠 있다. 이곳에서 물과 땅 사이의 새로운 경계가 형성된다. 이 모든 요소가 동시에 사유된다. 기둥들이 반복적으로 정의하는 새로운 수면, 그 수면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대지의 가장자리. 건축 내부에 또 다른 외부가 태어나는 순간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 곁에 부드럽게 놓일 수 있는 새로운 자연이 건축 안에 모습을 드러낸다.

기둥 사이에는 유리가 끼워져 있다. 일부 구간은 날씨가 좋을 때 열 수 있어, 건축은 바람이 스며드는 통풍성과 함께 피부를 스치는 산들바람 같은 가벼움을 지닌다. 유리 하부는 수면 아래로 잠겨 있으며, 그 사이의 틈으로 호수의 물이 자연스럽게 내부로 유입된다.

건축 안에 만들어진 이 새로운 자연환경 속에서, 실내의 풍경은 자연스럽게 실외의 풍경과 이어진다. 내부를 거닐다 보면 넓은 바닥 면적 위에 전시물이 놓인 곳도 있고, 반대로 발 디딜 곳이 좁아지고 사방이 수면으로 둘러싸인 곳도 있다. 어떤 곳은 천장이 높아 풍부한 빛과 주변 경관을 받아들이고, 어떤 곳은 천장이 낮아 물 위에 반사된 빛이 낮게 기어가듯 스며든다. 개방된 틈을 통해 호수의 잔물이 실내로 이어지며, 물결이 천장에 반짝이며 일렁인다. 겨울이면 호수는 얼어붙고, 그 아래 흐르는 물은 유리 하단 틈을 통해 내부로 흘러들어 봄을 기다린다.

 

호수 위를 스쳐 가는 바람처럼, 광대한 풍경과 동일한 스케일의 긴 건축물이 나타난다. 어떤 곳에서는 부드럽게 휘어진 지붕이 낮게 드리워져 호수 표면과 뒤의 산 능선과 맞닿고, 또 다른 곳에서는 하늘을 향해 활짝 열리며 실내와 외부 풍경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중국의 풍경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건축을 하나의 “온화한 거인”과 같은 환경으로 보고, 자연과 인공 사이의 전혀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는 데 있다. 고립된 채 서 있는 건축이 자연 속에서 편안히 자리 잡고, 서로가 교감하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건축 내부에서 새로운 자연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탄생한 ‘또 하나의 외부’를 통해 주변 자연과 친밀하게 연결되는 것. 그렇게 인간과 자연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 바로 그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이다.

 

🏠 Zaishui Art Museum

✍️ junya ishigami + associates

📍 Rizhao, China

 

📌출처 : ⓒ Arch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