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미 하우스는 일본 가고시마현 남쪽, 아열대 기후와 짙은 녹음이 어우러진 아마미 오시마 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집은 기후 위기와 지역 소멸이라는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해 건축적으로 응답한 하나의 거대한 실험실과도 같습니다.
건축가는 집을 하나의 큰 덩어리로 짓는 대신, 침실, 욕실, 주방 등 기능에 따라 다섯 개의 작은 유닛으로 쪼개어 배치했습니다. 이는 아마미 섬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인 '분토(Bunto)'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입니다. 이렇게 흩어진 작은 건물들 위로는 커다란 지붕이 덮여 있어, 독립된 공간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동시에 비와 강한 햇살을 막아주는 거대한 그늘막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는 '오프 그리드(Off-grid)'라는 이 집의 핵심 목표와 맞닿아 있습니다. 아마미 섬은 태풍이 잦고 고온 다습한 곳이지만, 이 집은 에어컨과 같은 기계 설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쾌적함을 유지합니다. 그 비결은 바로 '틈'에 있습니다. 다섯 개의 건물 사이사이에 만들어진 지붕 있는 외부 공간들이 바람길을 열어주어, 집 안 어디서든 자연스러운 통풍이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이 공간'은 거실이 되기도 하고 복도가 되기도 하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어 거주자가 자연 속에서 숨 쉬며 살아가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아마미 하우스는 단순히 가족만의 닫힌 공간이 아닙니다. 섬에는 '유이(Yui)'라고 불리는 상부상조의 공동체 문화가 깊이 뿌리박혀 있는데, 건축가는 이 집이 이웃과 친척들이 언제든 모여 교류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벽으로 막힌 거실 대신 툭 트인 반야외 공간을 집의 중심에 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결국 아마미 하우스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집'이 아니라,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집'입니다. 첨단 기술로 무장하여 자연을 차단하는 현대의 도시 주택과는 정반대의 지점에서,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며 자립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지혜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Amami House
✍️ Sakai Architects
📷 Toshihisa Ishii
📍 Amami Island, Japan
📌출처 ⓒ Sakai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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