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부산시청사가 있던 역사적인 자리에 들어서는 부산 롯데타워는, 세계적인 건축가 쿠마 겐고(Kengo Kuma)의 손길을 거쳐 부산이라는 항구 도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 타워의 디자인은 부산항을 부지런히 오가는 선박들이 물살을 가를 때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뱃머리의 파도'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높이 솟은 수직적 형태를 넘어, 곡면의 유리 볼륨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모습은 끊임없이 넘실거리는 바다의 흐름을 건축적으로 시각화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주변 환경을 압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약한 건축(Weak Architecture)'을 지향하는 쿠마 겐고의 철학이 깊게 배어 있습니다. 타워 전체를 감싸는 유려한 수평 띠는 건물의 벽과 창의 경계를 흐릿하게 지우며, 빛을 반사해 타워가 마치 부산의 바다나 하늘과 하나가 된 듯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특히 이 띠는 상층부로 갈수록 그 밀도가 헐거워지며 섬세한 루버 형태로 변화하는데, 덕분에 최상층 전망대는 마치 공중에 가볍게 둥실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높이 약 342.5m, 지상 67층 규모로 지어지는 이 타워는 완공 시 엘시티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마천루가 될 예정입니다. 내부에는 저층부의 쇼핑몰과 체험형 문화 시설부터, 최상층의 360도 파노라마 전망대와 스릴 넘치는 스카이워크까지 다채로운 공간이 채워집니다. 과거의 나선형 디자인에서 전면 수정된 이번 설계는 부산의 원도심 부활과 북항 재개발을 상징하는 진정한 랜드마크로서, 부산의 바다와 도시를 잇는 새로운 구심점이 될 것입니다.







🏠 Busan Lotte Tower
✍️ Kengo Kuma & Associates
📍 부산광역시 중구
📌출처 ⓒ Kengo Kuma & Associ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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